세 식구가 사는 작은 집. 모두가 잠들면 서둘러 방에서 나와서 서서히 먹을 것을 찾아 나선다. 이 은둔형 외톨이에게도 한 친구가 있다. 그는 여러 괴담을 들려준다.
“그래서 한 노인이 그 늪에 들어갔을 때 누가 바닥에서 발을 잡아당겨서 그대로 질식사한 모양이야.”
그의 집은 부유하다. 재미있는 책을 가득 읽을 수 있겠지.
어느 날 그는 호호이라는 여자 애를 데리고 왔다. 사람은 마주하는 것조차 극도로 힘들지만, 그의 친구라 그런지 그녀와는 이상하게 대화가 잘 통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내가 그녀와 사랑에 빠졌을 때 즈음, 우리 할아버지의 회사는 기적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듯 했다. 집안의 음식은 한층 더 고급스러워졌고, 살림살이들은 말끔해졌다.
처음으로 그녀를 부모님께 데려간 날. 현관문을 열자 눈앞에는 언젠가 친구가 말했던 ‘식인종 늪’이 펼쳐져 있었고, 나는 그 속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녀와 내가 황급히 달려갔을 때, 반대편 문이 활짝 열리면서 할아버지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세스코에 자시키와시리¹가 걸렸어.”
할아버지는 왜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었을까. 왜 눈앞의 초자연적 현상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일까. 침 한 번 삼키지 못하는 사이, 그녀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1.자시키와라시(座敷童子)는 일본에 전해져 내려오는 어린이의 모습을 한 정령적인 존재. 자시키(다다미 방) 혹은 창고에 사는 신이라 전해진다. 그 집 사람들에게 장난을 치거나, 본 사람에게는 행운이 온다, 집에 돈을 가져다준다는 등의 전설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