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강은 창밖을 보고 있었다. 캄캄한 마당 한 가운데 희끗한 연기 같은 것이 흔들리고 있었다. 강은 창문에 이마를 대고 그것을 유심히 봤다. ‘유령인가? 상태가 엉망이니 헛것이 보이나?’ 중얼거리다 눈을 가늘게 떴다. 그것이 유기체가 되어 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섭거나 불길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북극의 소형동물처럼 하얗고 예뻤다. 강은 창문을 열었다. 그것은 창틀을 밟고 한동안 서 있었더니 책상과 의자를 넘어 방 한가운데 서서 강을 빤히 봤다. ‘나한테 할 말 있어?’ 라고 말하고서 강은 알았다. 그것이 죽은 경이라는 것을. 눈물이 흘렀다. 애인이 죽고 강은 잠을 설쳤다. 침대에 누워 추억 속에 빠져 지냈다. 후회했다. 경이를 아프게 한 것. 죽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사랑했던 것. 강은 자신이 이렇게 죽을 듯 슬픈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강은 무릎을 꿇고 그것과 눈을 마주치며 두 팔 벌려 말했다. ‘어서와 경아. 보고 싶었어.’ 그것은 움직이지 않았다. 강은 무릎으로 기어 그것을 껴안았다. 그것은 가만히 안겨 있었다. 강은 소리 내어 울며 말했다. ‘미안해. 너 그렇게 되고 나도 죽을 것 같았어.’ 강은 말을 멈췄다. 용서해줘, 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그럴 수 없었다. 그것이 강의 목을 물었다. 작고 가는 이빨이 혈관에 구멍을 내고 기도를 찢었다. 강은 조금씩 허물어졌다. 하얀 몸이 붉게 물들 때까지, 생생하게 사랑을 느낄 때까지, 경은 강의 목을 놓지 않았다.  

– JUNG Yong Jun 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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