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러분, 이게 마지막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고향을 떠나 하얀 경계를 넘어, 태양을 등지고 걸었습니다. 그림자가 길어지고 해가 저물 무렵, 땅에서 갑자기 “악!”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하지만 우리 무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기에, “악! 악!” 소리가 들려도 멈추지 않고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저도 애써 신경을 끄려 했지만, 점점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손에 땀이 나고, 문득 발밑을 내려다보니, 땅속에서 제 얼굴과 똑같은 얼굴이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이건 땅이 내는 소리가 아니야, 개미야!”라고 외치는 순간, 저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검은 삼각형 얼굴이 짓눌리는 걸 본 저는, 여왕님의 짐을 망가뜨리고 말았죠.
무리는 규칙대로 저를 피해 앞으로 나아갔고, 저에게 다른 길로 가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길은 오래 걸을 수 있는 길이 아니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저는 땅 위에 쓰러져 있었고, 무리는 이미 멀리 떠난 것 같았습니다. 저는 여왕님의 짐을 버리고, 땅속에 있어야 할 무언가를 찾아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체는 없었습니다.
저는 어쩌면 제 무덤을 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땅속에서 마지막 메시지를 보냅니다. 배터리가 다 닳기 전에. 제발 믿어주세요. 땅이 정말로 “악!” 하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