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귀 (異鬼)

태국인 A는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향해 여러 일자리를 전전하다 비자가 만료 돼 졸지에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되어 합법적인 방법으로 일을 할 수 없었다. 도시의 공단에서 일을 하던 그는 돼지 농장과 비닐하우스를 전전하다 부산의 작은 어촌으로 흘러들게 됐다. A가 맡은 일은 항구에서 그물을 정리하는 일이었으나 어촌 생활이 A에게 일상이 됐을 무렵부터 선장은 A를 배에 몰래 태워 바다에 나갔다. 어느 날, 배가 너울을 넘던 찰나에 A는 중심을 잃었고 바다로 울컥 떨어졌다. 순식간에 배와 멀어진 A를 보던 선장은 불법 체류자를 배에 태운 사실이 탄로날까 두려워졌고, 바다에 빠진 A를 그냥 두고 뱃머리를 돌려 육지로 향한다. 얼마 후 뭍에서 역병이 돌아 사람이 죽어 나가기 시작했고, 곳곳에서 귀신을 봤다는 이야기를 입에 올리는 사람이 늘어난다. A가 악귀가 되어 뭍으로 돌아온 것이다. 부산의 무당들이 악귀를 달래보려 나서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A가 태국 귀신이었기 때문이다.

– CHOI Hoan 최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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