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에는 ‘텐사구누하나(てぃんさぐぬ花)’라는 민요가 있다. ‘텐사구누하나’는 호우센카 라는 꽃인데, 가사에는 ‘발톱을 호우센카 꽃잎으로 물들이듯 부모의 말을 잘 따르라’는 교훈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나는 이 노래를 붉은 손의 사람에게 배웠다. 내가 아직 어렸을 때, 고무나무 아래에서. 그 사람의 이름은 모른다. 아니, 오히려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얼굴도 붉은 털로 덮여 있었다. 옷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말없이 서로의 손을 붉게 물들였다. 천천히 시간이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 가끔씩 만지는 그 사람의 손가락과 팔의 털이 보송보송해서 기분이 좋았다. 지금도 생각난다. 그날은 ‘시미(오키나와의 추석)에 친척들이 모여 있었다. 아저씨 아줌마들이 이것저것 캐묻는 것을 견디지 못해 항상 오르는 고무나무에 왔었다. 전투기가 ‘오오오오-‘ 소리를 내며 기지를 향해 날아간다. 그 사람은 이미 없었다. — 오늘은 6월 23일, 위령의 날이다. 평화의 비석에 쓰여진 조상들의 이름을 만졌다. 나는 참배할 때 양손을 꼭 잡는다. 손가락에 자란 솜털을 손끝으로 느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