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하는 회귀

전철을 타기 위해 나는 역으로 걸어가고 있다. 아침 햇살은 지면을 가득 채우고, 가로수가 짙은 초록빛 그림자를 길바닥에 드리운다. 시계를 보니 출발 시간 3분 전을 가리키고 있다. 나는 달리기 시작하지만 발이 엉켜 잘 달리지 못한다. 그때 한 방울의 물방울이 뺨을 적신다. 그것은 순식간에 굵은 빗방울로 변한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나는 계속 달린다. 발목이 물에 잠겨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딛을 때마다 요란한 소리를 낸다. 눈에는 물이 맺힌다. 물이 마침내 허벅지까지 차오른다. 나는 마침내 달리길 포기하고 몸을 물에 맡기고 바다를 향해 헤엄치기 시작한다.
온몸에 힘을 빼고 손톱 끝까지 신경을 곤두세워 물을 가른다. 큰 파도가 몇 번이나 밀려오고, 그때마다 나를 삼켜버린다. 물 속, 푸르스름하고 어두컴컴한 세계.
얼마나 헤엄쳤을까. 저 너머 수평선으로 지는 태양은 잘 익은 감처럼 붉게 물든다. 멀리서 ‘보우’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 소리는 점점 커지면서 주변을 어둡게 감싸고 있다.
나는 깜짝 놀라 그곳에서 눈을 뜬다.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시계를 보니 늘 타는 전철의 출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나는 집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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