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한 젊은 여성 예술가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시간에 쫓기는 일상에 지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영원히 창작에 몰두할 수 있는 자유를 갈망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숲 속 깊은 곳에 사는 마녀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된다. 마녀는 여자들에게 시간의 자유를 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마녀를 찾아갔다. 마녀는 미소를 지으며 “너에게 시간의 자유를 주겠다. 단, 그 대가로 네 영혼은 이 숲에 갇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
마녀가 주문을 외우자 그녀는 아름다운 여우로 변해 시간의 흐름에서 해방되었다. 그녀는 자유롭게 자신의 작품을 계속 그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가 얻은 무한의 시간은 현실 세계에서 빼앗긴 무한의 시간이었다.
마을에서는 그녀의 작품이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녀가 그림을 그릴수록 마을에서 시간이 사라지고 사람들의 삶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마을 남자들은 그녀의 재능을 칭찬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녀가 얻은 자유의 대가로 마을의 여성들은 시간을 빼앗기고 점점 더 가혹한 삶을 강요받게 되었다. 가족들이 무너져 가는 것에 겁이 났다. 그러나 그녀가 시간 도둑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창작에 몰두하느라 마을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결국 마을은 사라지고 그녀의 작품만 남았다. 그녀는 영원히 시간에 갇힌 여우로서 숲 속에서 고독하게 지내는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얻은 자유는 타인의 시간을 대가로 얻은 것이었기에 진정한 해방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는 영원히 시간에 갇힌 채 잃어버린 것의 무게를 계속 씹어 삼킬 수밖에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