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가 갖는 공포의 근원은 자신의 지배에 대한 반역에 있다. 마녀에 대한 박해 또한 이 보편적 구도의 한 부분을 이룬다. 이러한 현상은 지배와 피지배의 역학, 그리고 부의 편재가 가져오는 사회적 긴장에 기인한 것이다.
1590년 스코틀랜드 왕 제임스 6세 재위 시절, 왕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했다. 덴마크 공주 안나와의 결혼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국왕 일행은 격렬한 폭풍을 만났다.
이를 마녀의 소행으로 단정한 왕은 에든버러 근교에서 대규모 마녀사냥을 감행했다.
노스버윅 마녀 재판으로 역사에 기록된 이 사건으로, 수많은 무고한 백성들이 마녀의 누명을 쓰고 잔인한 고문 끝에 거짓 자백을 강요당해 처형당했다.피해자들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들이었고, 그 비참한 최후는 권력에 의한 억압의 상징으로 후세에 전해지게 된다.
이 사건은 제임스 6세의 통치 철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1603년 그는 잉글랜드 왕을 겸임하며 대영제국의 초석을 다졌다. 이 과정에서 추진된 종교적 통일과 식민지 정책은 강력한 제국 건설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
노스버윅의 비극은 제국주의가 가져오는 폭력의 일단을 여실히 보여준다. 권력자의 공포와 광신이 만들어낸 마녀사냥은 식민지에서의 원주민 억압과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둘 다 지배자가 ‘타자’를 만들어내고 이를 제거함으로써 자신의 권위를 확립하려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마녀로써 처형당한 이들의 외침은 시대를 초월해 울려 퍼진다. 그것은 단순한 원한이 아니라 부당한 지배와 억압에 대한 저항의 목소리이다. 그들의 영혼은 제국주의에 대한 반역의 상징으로 현대에도 살아 숨 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