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태히메

잉태히메라 불리는 여자가 있었다. 크고 아름답고 말이 없는 여자라는 소문이 도시를 채웠다. 먼 길을 떠났다가 혼이 나간 채로 돌아온 한 남자는 “발톱이 두 개였어”라는 말만 끝없이 되풀이했다. 어느 날 남자가 반수면 상태에서 신들린 듯 뭔가를 써내려갔는데, 마침 그때 옆집에서 발톱이 두 개인 동물의 몸을 굽는 냄새를 풍겨왔다. 남자는 홀린 듯 침을 흘리며 종이를 북북 찢었다. 종이에는 아래의 문장들이 쓰여 있었다.

여자는 열세 살에 잉태를 시작했고 한 달에 한 번 잉태했다. 여자의 부모가 여자를 죽이려 한다는 걸 알았을 때 여자는 산으로 갔다. 여자는 달이 차오를 때마다 비대해졌다. 여자가 잉태한 존재는 하나이기도 하고 여러 명이기도 했다. 새로운 잉태를 위해, 이미 잉태된 존재는 한 달 안에 밀려나와야 했다. 여자를 찾는 구경꾼은 늘 있었다. 구경꾼들은 대개 여자의 잉태에 직접 연루되고자 하는 이들이었다. 여자는 구경꾼에게 자신의 구멍을 내어주는 대신 잉태된 존재를 선물로 줬다. 잉태된 존재 역시 구멍을 가지고 있었다. 씹어 삼키는 구멍이었다. 구경꾼은 순식간에 선물의 입 속으로 사라졌다. 잉태된 존재가 구멍을 벌리고 웃었다. 웃으며 살이 오르길 기다렸다. 구경꾼은 기다리면 또 왔다.

– heeum 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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