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박 썰

몇 달 전이었지? 여친이랑 강원도에 놀러 갔는데 강원 랜드나 가볼래 해서 가봤거든? 재미로 몇 게임 했는데, 2만원이 200만원 되니까 걔가 정신을 못 차리더라고. 그날 걔랑 밤새 바카라로 200을 다 꼴아박고 돌아왔거든? 근데 그 후에 여친한테 잠수이별 당했어. 몇 달 뒤에 들은 소식인데 걔가 그 이후로 계속 강원 랜드에 드나들었다대. 왠지 애초에 같이 간 내 책임도 좀 있지 않나 싶어서 겹지인들한테 물어서 걔 있는 곳에 찾아갔지. 사람이 그 새 만신창이가 다 됐더라. 쪽박걸이라고 거기서 몸 팔아서 바카라에 다 쳐 넣는다는 거야. 어이가 없어서 왜 못 그만 두냐고 묻는데 벌써 빚이 억에 가깝다 더라고. 그러면서 초점 없는 눈으로 나한테 “5:5의 게임에서 절망에 거는 등신은 아무도 없어.” 그러는데. 시발 아무리 들어도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걔가 이해가 안돼서 그냥 버려두고 나왔다. 사람 죽은 방이 가장 싸다는데 그 방에서 잔다는 것도 찝찝하고. 근처에서 죽치고 있다가 푼돈이라도 생기면 무조건 강원 랜드로 간다는데 개노답이라 나도 손 털었지. 그 일 있고, 또 얼마나 지났는지 몰라. 들리는 이야기로는 집안 재산 다 말아먹고 대출 사채 카드론 다 끌어 쓰고 그거 막겠다고 지인한데 돈 꾸고 손절 당해서 건너 듣는 소식조차 완전히 끊겼었거든. 어떻게 단 시간에 사람이 저렇게 미치나 무섭기도 하면서 걱정도 되더라고. 근데 오늘 전여친한테 메시지 왔다.

[부고] 이은진 본인상

빈소 : 태백 장례식장 201호
발인 : 10월 31일 12:00

– LEE Soho 이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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