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차원의 존재, 남아서 떠돌지
내가 가본 적 없는 곳에서
거미줄을 치우고 싶지만 할 수 없어
너무 멀어 닿지 않잖아
다섯 번째 차원의 존재, 뒤에서 머물지
사지는 사방으로 뻗어나가고
입밖으로 피가 쏟아져나오지만 어금니에 닿을 수 없어
대부분의 것에 닿을 수 없잖아
대부분의 것들은 내게 닿지 않아
이곳은 들리지 않지만 침묵은 아니고
나는 분명히 바라볼 수 있다
목 뒤와 머리 꼭대기는 마치 유리 패널에 눌려 있는 듯
비틀거리며 발코니를 지나
이를 악물고 도시를 내려다보지
내가 가볼 수 없는 수많은 곳들
내가 가본 적 없는 수많은 곳들
하지만 나를 밀어넣고
바다에서 사라지고 하늘에서 불시착하며
일주일 내내 길을 잃어
달력에 심령체의 거미줄을 엮지
숫자들이 페이지를 지운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뒷자리에서 홀로
창가석에서 홀로
네 방향으로 환히 웃으며
불안한 중심부에서 환히 웃으며
네 귓가에 울리는 불안한 중심부
너는 내 비명을 쉽게 듣지만
나는 들을 수 없잖아
